핸드폰과 자수미싱으로 10억을 번 20살 여성 클로이 웨이트레이스
요즘 들어 나는 ‘틈새시장’에 유독 관심이 많아졌다. 포화된 대형 시장보다는 나만의 영역, 그리고 나만의 고객을 찾는 것이 오히려 더 강력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여러 경로에서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미국의 한 젊은 여성 창업자가 백만 달러 매출을 달성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그녀가 어떤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했는지 궁금해졌다.
요즘 소비자의 특징인 ‘옴니보어 소비성향’과 ‘토핑경제’ 흐름을 굉장히 잘 읽어낸 사람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요즘 소비자: 옴니보어, 그리고 맞춤형 소비
요즘 소비자들은 더 이상 하나의 스타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마치 잡식성처럼 다양한 취향을 넘나드는 ‘옴니보어(omnivore)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나 역시 그러하다. 하루는 미니멀한 취향을 따르다가도, 또 다른 날에는 감성적인 요소에 끌린다. 그래서 소비자는 점점 더 ‘내게 꼭 맞는 것’을 원한다. 여기에 더해 ‘토핑경제’라는 흐름도 주목할 만하다. 기본 상품에 내가 원하는 요소만 얹어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소비는 개인화되고, 선택은 점점 더 정교해진다. 결국 ‘딱 내게 맞는 것’을 찾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클로이 웨스트레이트, 젊은 창업자의 젊은 시선
그런 관점에서 미국의 창업가 클로이 웨스트레이트의 사례는 상당히 인상 깊었다.
그녀는 20대 초반에 대학에 가는 대신 자신만의 브랜딩 회사를 세워, 불과 몇 년 만에 백만 달러 규모의 매출을 달성했다. 처음부터 화려한 자본이나 네트워크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스마트폰과 재봉틀 뿐이었다. 여기서 그녀가 집중한 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마케팅이 아니라, 정확한 타깃과 세밀하게 조율된 서비스 이 부분이 나에게 굉장히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고객의 구체적인 니즈를 읽는 힘
클로이는 마케팅 전략이나 디자인을 포괄적으로 다루기보다는, 브랜딩이라는 한 지점에 집중했고 그 중에서도 디지털 콘텐츠와 SNS 기반의 브랜드 포지셔닝을 정밀하게 다뤘다.
단순히 "예쁜 디자인을 만들어드립니다"가 아니라, "당신 브랜드가 누구에게 어떤 인상으로 기억되어야 하는지를 함께 설계합니다"라는 식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것도 어머니가 50세를 맞이해 생일 선물로 무엇을 드리면 좋을까? 와 같은 궁금증에서 시작했다. 그녀는 어머니를 그린 옷을 선물했고 너무 기뻐하는 모습에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했다. "아, 자신이 새겨진 특별한 선물이 의미가 있는 것이구나."라는 것을 단박에 깨달아버린 것이다.
나는 이 지점에서 요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게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의미 있는 결과와 경험이라는 점을 다시금 느꼈다. 그녀는 이를 제대로 읽었고, 거기에 맞춰 서비스를 구성했다.
제품이 아니라 시스템을 판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그녀가 "자신의 서비스를 상품화"했다는 것이다. 클로이는 디지털 템플릿, 워크북, 온라인 코스 등의 형태로 자신의 브랜딩 전략을 콘텐츠화했다. 이 말은 곧, 더 이상 그녀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건 요즘 창업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시간을 갈아 넣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알아서 굴러가는 자동화 비즈니스. 그녀는 일대일 컨설팅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자신이 가진 지식과 방법론을 디지털 자산으로 바꾸어가며 고객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했다.
창업자는 CEO처럼 생각해야 한다
클로이의 말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 “나는 프리랜서가 아니라 CEO처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문장은 많은 1인 창업자, 혹은 프리랜서에게 전하는 강력한 메시지다. 클로이는 단순히 ‘고객의 요청을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그것을 경영하고, 수익 구조를 설계하는 사람으로 자신을 재정의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나는 과연 지금 나를 어떤 존재로 여기고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은 나의 방향을 점검하게 해주었다.
브랜드는 나만의 시그니처다
요즘 사람들은 누가 만든 브랜드보다, 누가 운영하는 브랜드인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클로이 역시 자신의 콘텐츠와 메시지 속에서 ‘자기다움’을 일관되게 유지했다. 그녀는 전문가이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이야기, 시행착오, 삶의 여정까지 공유하며 브랜드에 사람 냄새를 더했다. 이는 브랜드에 ‘신뢰’라는 감정을 입히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나 역시 콘텐츠를 만들 때, 너무 정보 중심으로만 가는 게 아닌가 반성하게 되었다. 요즘 소비자는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브랜드를 원한다. 그건 결국 ‘내게 맞는 것’을 찾고 있다는 점과 연결된다.
시장보다 타깃을 좁히는 용기
초기 창업자일수록 범위를 넓히고 싶어 한다. 많은 사람에게 팔아야 성공할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로이의 사례는 정반대를 보여준다. 그녀는 더 좁은 시장, 더 구체적인 타깃에게 집중했다. 그래서 고객이 찾는 브랜드가 아닌, 고객이 찾아오는 브랜드가 되었다. 이는 요즘 같은 다채로운 소비 트렌드 속에서 굉장히 중요한 전략이다. 더는 ‘대중’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 고객은 자기 맞춤형 솔루션을 원하고, 그걸 제시해주는 존재에 신뢰를 보낸다. 결국 좁은 시장이 진짜 큰 시장이었다.
틈새시장, 옴니보어 소비자, 토핑경제. 이 단어들은 마케팅 용어 같지만, 결국 한 가지를 말하고 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대량 생산된 상품이 아니라, 나에게 맞춰진 경험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욕구는 생각보다 강하고, 오래간다. 클로이 웨스트레이트는 이를 정확히 읽어냈고, 그에 맞는 비즈니스를 만들었다. 나는 그녀의 사례를 통해 단순한 영감 이상의 것을 얻었다. 이제 나도 소비자의 더 깊은 욕망을 읽는 사람, 그리고 그에 맞는 해답을 줄 수 있는 창작자가 되고 싶다. 마침내 고객이 "이건 정말 내 얘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말이다.